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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nda(2023-02-20 05:33:02, Hit : 79, Vote : 25
 [옮기는 글 448] ■ 후회(後悔)를 슬퍼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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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회(後悔)를 슬퍼하지 말아요 ♧

스무 살 된 봄날, 남자는 부산행 기차를 탔다가 또래 아가씨와 나란히 앉게 되었다. 풋풋한 젊음이 옆에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

인사로 시작된 둘의 대화는 박하를 문 것처럼 환했다. 대화는 주로 여자가 묻고 남자는 답을 했다. 말머리를 쥔 여자는 끊임없이 묻고 깔깔대며 웃었다.

그러던 여자가 자신의 손을 남자 손위에 살짝 포개더니 “나 여기서 내려야 해요.” 기차가 천안역에 닿자 여자가 일어서며 말했다.

그녀가 기차문을 나가며 힐끔 돌아보았다. 망설이던 남자는 닫히는 기차문만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이후로 남자는 그때 그녀를 따라 내리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후회를 빼고 인생을 설명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왜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고 안타까워할까? 머리를 쥐어뜯어도 달아나지 않는 후회는 때때로 삶을 갉아먹는 아픔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후회는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다.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후회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서울시내 불자동차가 다 달라붙어도 끌 수 없는 것이 마음에 이는 불이다.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 2만여 명의 후회를 분석하여 ‘후회의 재발견’을 쓴 다니엘 핑크 같은 사려 깊은 미래학자와의 만남은 행운이다.

저자는 4,800명의 후회 사연을 모은 ‘미국 후회 프로젝트’와 105개국 1만 6,000명의 후회를 수집해 후회 행위를 분석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
“인간은 후회하므로 더 나은 존재가 된다”
는 것이다. 저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사진을 비교하는 것으로 첫 장 ‘후회 다시 보기’를 시작했다.

금메달리스트들 표정은 한결같이 활짝 웃고 있는데, 은메달, 동메달 리스트의 표정은 저마다 조금씩 엇갈렸다.

동메달리스트는 그래도 순위 안에 들었다는 안도감에 표정이 밝았지만 은메달리스트는 “조금만 더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굳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사람들이 후회하는 심층구조를 이렇게 들여다보았다.

하나, 삶의 안정적 인프라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기반성 후회.
둘, 성장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한 대담성 후회.
셋, 양심적이지 못한 일에 대한 도덕성 후회.
넷, 더 사랑하고 손 내밀지 못한 관계성 후회.

후회를 뒤집어 보면 우리의 삶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언지 알 수 있다.
기반성 후회는 안정의 욕구를, 대담성 후회는 성장과 경험의 욕구를, 도덕성 후회는 선함의 욕구를, 관계성 후회는 사랑과 친절의 욕구에 반응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사람들이 하는 가장 보편적 후회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행동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 행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들이다. 그중에는 방치하면 흉터로 남을 후회도 종종 있다. 저자는 이런 경우 생각과 감정을 글로 드러내는 ‘자기 노출’을 치유법으로 제시했다.

언어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이 된 불쾌한 감정을 독에 가두고 진정시키면서 분석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후회로 인한 불안감을 글로 표현하고 나면, 엉킨 감정들이 정리되고 마음에 일던 화증도 기를 숙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짧은 글쓰기가 상처난 감정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 핑크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인의 약한 곳을 찔렀다. 한국인은 미래만을 응시하고 의도적으로 과거를 잊으려 하며, 후회하지 않는 삶에 대한 강박관념 같은 것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후회할 것을 두려워하다 엉뚱한 데서 후회할 일을 벌이고 있지 않은지 되묻는다.
‘후회의 재발견’은 습관적으로 해온 후회를 ‘재발견’하라고 권면한다. 후회란 도대체 우리 인생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걸까?

* 후회는 혹독한 스승 이며,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
* 후회는 인지능력이 므로 어린이나 뇌질환 자에겐 후회가 없다.
*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 보다, 하고 후회하는 편이 훨씬 낫다.
* 인간만이 되돌아보고 후회하며, 변화하고 다시 시작한다.

그래도 후회란 주제를 놓고 딱 한 문장을 꼽으라면 “인간만이 되돌아보고 후회하며, 변화하고 다시 시작한다” 에 밑줄을 치겠다. 후회가 많은 사람에게 죽비처럼 정신이 번쩍 들게 해 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후회를 실망, 분노, 자책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후회는 동시에 ‘변화’의 실마리를 찾아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하는 힘이 있다.

“고난은 겪어도 파괴되지 않는다” 는 것 또한 인생의 불변성이다. 그 어둠의 터널을 지나려면 후회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후회를 슬퍼만 하지 말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친절해지면 어떨까?

“머리가 검은 짐승은 후회를 안고 사나니. 이해하라, 사랑하라, 친절하라” 라는 말을 유독 좋아한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거듭 새기고 따르고 싶은 경구이며 바람이기 때문이다. 다니엘 핑크는 후회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있다.

“후회는 삶을 바로잡고 싶어하는 건강한 충동이며, 생계보다는 삶에 대해, 나 자신의 진실에 관해 묻는 출발점이다”라고.
일리 있는 코칭이다. 울면서 후회하는 사람이나 글로 후회하는 사람은, 슬픔 너머의 파란 하늘을 예비할 수 있는 사람일 테니까.

스무살 된 봄날의 그 남자. 만일 과감하게 옆자리의 아가씨를 따라 천안역에서 내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깊은 인연은 아니더라도 환갑을 넘기는 나이까지 마음에 담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 나는 한 만남에서, '하지 말았어야 할 후회'를 만들고 돌아와,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글을 쓰며 내게 위로를 건넸다.

감정선은 일방으로 흐르지 않는다. 내가 아프면 같이 아프고, 내가 부끄러우면 함께 부끄러워지는 법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그쯤 돼야 진실되다 할 수 있다.
/ 소설가 이 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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